Wednesday, August 6, 2014


이 시는 정유찬 시인이 쓴 글입니다.  마음에 와 닿아 여기에 옮겨봅니다.

         사랑하며 살리라

살아 숨쉬는 날엔 사랑을 하리라
어둠을 제치고 스며드는 새벽의 태양처럼 깨어
세상을 향해 내 모든 사랑을 불 태워야지
역사에 남지 않아도 순교자는 아닐지라도
내 모든 사랑 주고 가는 세상에 미련 남지 않도록
마음껏 사랑하다 가련다
진정 소중한 것들이
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다는 것을 아는 삶
힘들고 어려운 순간조차도 감사할 것이 있다는 것을
뒤늦게 깨닫지 않는 삶
무엇보다도 내 가슴과 영혼 가득
사랑이 채워져 있었음을 알고 떠나는 삶을 살련다
나를 원망하고 비난하고 힘겹게 하는
그런 사람들의 가슴에도 숭고하고 깨끗한 영혼이 있음을
유리알보다 더 맑고 투명한 눈과 마음으로
바라볼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
누릴 것을 모두 누리고
누리지 못한 것들에 아쉬움이 남아도
그것조차 삶에 대한 애정으로
받아들일 수 있다면 좋겠다
불같이 뜨겁게도 얼음같이 차갑게도 살았으며
봄날의 미풍보다 부드럽고
잔잔한 호수보다 고요하였다 하고싶다
나 세상에 태어나
나를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고
큰 것에 큰 기쁨 누렸으며
작은 것에도 감사했노라고
스스로 흡족하리라
하늘도 함께 흡족하리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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